이 창작뮤지컬 무대 올려도 될까요?

이 창작뮤지컬 무대 올려도 될까요?

20130512000088_0서울시뮤지컬단 준비중인 3편

관객의견 수렴 위한 공연 마련

단계별 제작과정 엿볼 수 있어

김대중 전 대통령 다룬 작품도

 

 뮤지컬이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는지 궁금하다고? 그렇다면 오는 16~29일 서울시뮤지컬단이 세종문화관 엠(M) 씨어터에 올리는 ‘힘내라, 우리 뮤지컬’ 공연에 주목해보자. 입장료 1만원에 뮤지컬의 제작 과정을 단계별로 살펴볼 수 있다. ‘2013 창작 뮤지컬 기획개발 공모’에 참가한 42개 가운데 골라낸 3편으로, 아직 개발·제작 중인 작품들이다. 뮤지컬로선 처음으로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삶을 소재로 한 작품이 포함된 것도 화제다.

첫번째 <문나이트>(16~19일)는 ‘트라이아웃’ 형태로 관객들과 만난다. 트라이아웃은 공식 공연에 앞서 시연을 통해 관객들의 반응을 미리 살피는 실험무대다. 1990년대 춤의 메카로 ‘서태지와 아이들’의 양현석·이주노, ‘클론’의 강원래·구준엽이 활동했던 이태원의 클럽 ‘문나이트’를 배경으로 한다. 춤을 추기 위해 서울에 온 민수와 그 친구들의 성장과정에서 펼쳐지는 사랑, 우정, 배신과 화해의 이야기를 담았다. 전문 비보이 40여명이 90년대 당시 유행했던 음악에 맞춰 팝핑, 락킹, 비보잉, 힙합 등 다양한 춤을 선보인다.

두번째 작품인 <경성 딴싱퀸>(23~25일)은 짧은 시간에 공연의 내용을 집약해서 보여주는 ‘전막 쇼케이스’ 형태로 공연된다. 쇼케이스는 공연 전체의 주요 콘셉트와 핵심 특징들을 보여주기 위해 재구성과 연출이 가미되는 별도의 공연이라 할 수 있다. 1930년대 경성(서울)에서 인기를 끌었던 ‘딴스홀’에 대해 일본이 폐쇄 명령을 내리자, 이를 지키기 위해 예술인들이 벌인 ‘조선 대 일본의 볼륨 딴스(댄스 스포츠) 대회’를 배경으로 한다. 1936년 있었던 실화가 바탕이다. ‘볼륨 딴스 대회’라는 소재에 맞게 룸바·차차차·탱고·스윙·자이브 등 다양한 종류의 댄스 스포츠를 만날 수 있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이야기를 뼈대로 삼은 세번째 작품 <헤이, 미스터 디제이>(28~29일)는 ‘뮤지컬 리딩 공연’ 형식으로 공연된다. 리딩 공연은 본격적인 뮤지컬 제작에 앞서 무대 위에 올려졌을 때 대략적인 모습을 상상할 수 있도록 하는 프레젠테이션 공연이다.

작품은 1973년 8월8일 벌어진 ‘작전명 케이티(KT)’, 곧 ‘디제이 납치사건’을 주요한 줄거리로 한다. 그를 납치한 중정요원 강건호와 김 전 대통령이 대립하는 129시간을 통해 “사람답게 살고 싶었던” 남자와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만들고 싶었던” 남자의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시대상을 표현하기 위해 노래들은 ‘물 좀 주소’ ‘행복의 나라로’(한대수), ‘그건 너’(이장희), ‘그날’(양희은), ‘아침이슬’(김민기) 등 당시 금지곡들로 구성됐다. 이진숙 연출가는 ‘왜 지금 디제이냐’는 질문에 “그가 꿈꿨던 세상이 아직 이뤄지지 않았으며, 그의 삶을 통해 우리 각자가 당면한 삶의 난제들을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유인택 서울시뮤지컬단 단장은 “이번 공연을 통해 전문가와 관객의 의견을 수렴하고 작품을 점검해 이후 이 공연들이 서울시뮤지컬단의 레퍼토리가 될 수 있을지 가능성을 검토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02)399-1114.

[2013.05.13, 한겨레]

원문링크 : http://www.hani.co.kr/arti/culture/music/587237.html